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'가을날'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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호호아줌마 2022-09-26
주여 때가 되었습니다
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
해시계 위에 당신의 긴 그림자를 드리우시고
들판 위엔 바람을 놓아 주십시오
막바지의 열매들이 영글도록 명하시고
이틀만 더 남녘의 날들을 허락해 주십시오
영근 포도송이가 더 완숙하도록 이끄시어
마지막 단맛을 더하게 해 주십시오
집이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짓지 않습니다
지금 혼자인 사람은 오래도록 홀로 남아서
잠들지 않고, 글을 읽고, 긴 편지를 쓸 것입니다
그리고 나뭇잎이 떨어져 뒹굴면
초조하게 가로수 길을 헤맬 것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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